최근 게임을 최신, 고전, 인디 순으로 즐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에는 라스트 오브 어스라는 훌룡한 게임을 클리어하고 그 여운에 잠겨있다가 다음 게임은 뭘로 할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다락을 뒤져서 수년 전에 (불법으로;;) 구워 두었던 게임은 뭐가 있을까 보다가 이 게임도 구워 놓은 걸 발견했습니다. 무려 CD7장이지만 어떤 오류로 인해 그 때는 플레이 하지 못했죠.
그래서 최근 GOG에서 할인한 걸 구매한 걸로 깔아서 정식으로 플레이 해 보았습니다.
그때는 7장이었는데 다운로드 판은 1.7G밖에 안되더군요.
(시작하면 나타나는 오랜만에 보는 시에라 로고ㅜㅜ)
챕터는 7개로 나뉘어져 있고 챕터별로 주어진 일을 모두 수행하면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 방식입니다.
대략적인 스토리는 소설가가 직업인 에이드리안과 사진작가인 도널드 부부가 유령이 씌였다는 저택에 이사오게 되면서 기괴한 일들을 겪게 되는 것으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볼 법한 평범한 스토리입니다. 이전에 그 저택에 살던 Carno라는 마술사의 이야기와 함께 과거 장면이 환상으로 주인공에게 보여지게 되면서 숨겨진 과거를 추적하게 되죠.
이 게임이 당시에 화제가 되었던 것은 실제 배우를 기용하여 모든 장면은 직접 연기한 인터렉티브 무비인데다가 19금 장면들과 꽤 잔인한 고어장면들 때문이었죠. 주인공인 에이드리안을 연기한 Victoria Morsell이란 배우는 블루스크린 앞에서 몇 달을 연기했다고 합니다. 전체 대본만 해도 일반 영화에 4배 정도되는 사이즈 였다고 하네요.
(우리의 히로인 에이드리안)
(남편 도날드)
게임 플레이는 간단합니다. 전통적인 포인트 앤드 클릭 어드벤쳐로 오브젝트를 클릭, 상호작용을 통해 아이템을 얻거나 조사를 행하는 것이죠.
아무래도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이라 걸음걸이도 답답하고 아이템과 상호작용도 느린데 이를 넘기고 싶으면 스킵 버튼을 이용하면 됩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게임이 답답하진 않습니다. 다만 스킵 버튼을 계속 누르다가 중요한 이벤트를 넘길 때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아이템 사용하는 부분이 대부분 써야할 부분이 명확하게 나타나기도 하고 그리 쓸 아이템도 많지는 않아서 금방금방 넘어 갈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막히게 되는 경우에는 저 해골버튼을 누르면 해골이 힌트를 주기 때문에 공략집도 크게 필요하지가 않았습니다. 다만 챕터7은 예외. 마지막 챕터는 아이템 하날 못 찾아서 결국 공략집을 보았습니다.
(마지막 챕터에서 정말 숱하게 보게된 그 장면)
아마 이 게임에서 가장 장애가 될 부분은 언어일 것입니다. 제작사에서 친절하게도 자막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오직 우리의 귀만 믿고 게임을 진행해야 합니다.인물들의 연기가 약간 극적이고 어색하긴 하지만 말은 또박또박 하고 이상한 억양은 없어서 알아듣기는 크게 어렵진 않습니다. 그래도 자막 한 줄만 있어도 좋을 텐데 말이죠.
(행복해 보이는 돈과 에이드리안)
오래된 게임이지만 참 정성이 들어간 게임이라 좋았고 특히 전체적인 분위기와 게임 내내 흘러나오는 불길한 음악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챕터의 긴장감은 제가 주인공이 된 것처럼 두근두근했습니다.
간만에 어드벤처를 하면서 Sierra 라는 회사가 없어진 게 참 아쉽습니다. 만일 아직도 남아있었더라면 이런 좋은 작품들을 계속 만날 수 있었을 텐데요.
추신. GOG에서 샀는데 실행은 Dosbox 기반으로 돌아가더군요. 집 컴퓨터 사양이 그렇게 낮지도 않은데 음성이 간간히 끊기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추신2. 참 와이프가 호기심이 많으면 남자한테 저런 일도 생기는구나 했습니다.
제 평점은 8.2점입니다.
(Run, Adrien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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